공지 | 노팔룡은 동정심을 금치 못한 채 혀를 찼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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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다경 (49.♡.178.203) 작성일2019-07-25 16:11 조회216회 댓글0건관련링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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교룡이 달아나는 바람에 맥이 빠져 버린 노팔룡은 고개를
절레절레 젓고 말았다.
'이 일을 어떻게 한다?'
어쩔 수 없었다.
그의 걸음으로는 절대 교룡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
기 때문이었다. 그는 투덜거리며 다시 흑의녀에게 돌아왔다.
비로소 이해가 되었다. 살짝 어딘가에 부딪치기만 해도 펄쩍 뛸
만큼 아픈 그 부분을 통째로 뽑혀(?) 버렸으니 그 고통이야 오죽
하겠는가?
노팔룡은 동정심을 금치 못한 채 혀를 찼다.
'알 만하다. 알 만해. 나라도 기절해 버렸을 거야.'
그는 흑의녀의 사.타구니 사이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.
'어쩐다.'
그는 한숨을 쉬고 눈살을 찌푸렸다. 그러다 조심스럽게 그 부분에
손을 대었다. 물론 상처를 살피기 위해서였다.
흑의녀의 그 부분을 곱게 덮고 있는 방초를 젖히고 살펴보자 아래
위로 갈라진 틈바구니가 있었다. 상처치곤 매우 큰 상처인 것 같
아 다시 혀를 차면서 살짝 손가락으로 벌려 보았다. 갈라진 틈 사
이로 불그스레한 부분이 보였다.
'이크. 피가 고였구나.'
노팔용은 더욱 걱정이 되었다.
그대로 놔두었다간 큰일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 상처가 화농이라
도 하는 날이면 정말 곤란해지지 않겠는가.
그는 급히 봇짐을 열었다. 봇짐 속에는 잘 건조된 약초들이 소중
히 갈무리되어 있었는데 그것은 사부가 상처를 치료할 때 쓰는 것
이라며 말려 보관하던 것이었다.
그는 사부 뇌진자가 의술(醫術)에도 도통한 사람이라는 것을 믿어
의심치 않고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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쿵쿵.......
노팔룡은 대여섯 가지의 약초를 꺼내 돌로 찧었다. 그런대로 보고
들은 풍월이 있는지라 그의 솜씨는 능숙했다. 잠시 후 곱게 빻아
진 약초분을 폭포수의 물을 떠다 반죽했다.
약초분은 곧 고약(膏藥)처럼 끈적한 상태가 되었다. 그것을 외상
(外傷)에 어느 정도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었다.
'됐어. 이걸 바르면.......'
노팔룡의 입가에는 만족한 미소가 어렸다. 그는 지체없이 상처를
치료하기 시작했다.
치료란 지극히 간단한 것이었다. 고약을 흑의녀의 상처(?) 안 깊
숙이 바르는 것이었다.
그는 만일을 우려하여 안쪽까지 골고루 발라지게 하기 위해 상처
틈 사이를 벌려 꼭꼭 고약을 밀어 넣었다. 그러다 보니 꽤 많은
고약이 소모되었지만 그는 조금도 아까와하지 않았다.
한참 후에야 겨우 상처가 메꾸어졌다. 노팔룡은 이마에 밴 땀을
소매로 슥 문지른 다음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.
'비록 성약(聖藥)을 꽤 많이 낭비하긴 했지만 강호에 나온 이래
첫번째 협행을 이루었으니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구나. 역시 사람
은 좋은 일을 해야 하는 법이야.'
그러나 협행은 노팔룡의 뜻대로 잘 되어 주지 않았다. 그가 그토
록 열심히 성약을 발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흑의녀는 여전히 깨
어나지 않는 것이었다.
노팔룡은 기왕 협행하기로 결심했으므로 정성을 다해 흑의녀를 간
호하고 있었다. 고약을 발라주었는데도 여전히 깨어나지 않자 곁
에 붙어앉아 쉴 새 없이 천을 물에 적셔 흑의녀의 온몸을 닦아 주
었다.
물론 그녀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.몸이었다. 노팔룡은 그
녀의 나신을 천으로 닦아주는 동안 감탄을 금할 길이 없었다. 자
신의 피부와는 현저하게 다르다는 것을 느낀 것이었다.
비단결처럼 곱고 매끄러웠고 눈처럼 흰 피부였다. 그는 종종 손바
닥으로 쓰다듬으며 묻어날 듯이 고운 피부의 촉감을 음미하곤 했
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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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데 중상은 중상인 모양이었다. 하루 낮 하루 밤이 지났는데도
흑의녀는 깨어날 줄 몰랐다. 할 수 없이 그는 두 번이나 고약을
새로 갈아 붙여 주어야만 했다. 그런데도 별 효험이 없자 천하의
협객 노팔룡도 마침내 서서히 지치기 시작했다.
지난 며칠간 한잠도 자지 못했기 때문이었다. 만약 그에게 투철한
협의지심(?)이 없었더라면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.
결국 다시 이틀이 지났을 때 그는 참지 못하고 곯아떨어지고 말았
다. 흑의녀를 눕혀놓은 바위벽에 머리를 기댄 채 잠이 들고 만 것 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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